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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태어난 시간)이야기

태어난 시간을 물어보면 요즘 세대는 "오전9시 30분입니다"라고 대답하지만
나이 드신 어머님들은 아래와 같이 얘기해 많은 웃음을 주고 구수한 인간 냄새를 느끼게 합니다.


보름날 찹쌀밥을 해먹고 나서 진통을 느껴 낳았다.

새벽에 산신제 지내고 산중턱쯤 내려오고 있을 때

일꾼들이 아침에 샘을 팔려고 할 때

소팔고 와서 보니까 낳았더라.

제사집 갔다 오니까 낳았다더라.

이른 새이(새참), 늦은 개밥 무렵

첫 국밥 먹고 있으니까 첫 닭이 울더라.

개밥 줄 때, 돼지 밥 줄 때, 새 참 때

어머니가 밭에 가서 한참 깨를 털다가 통증을 느껴 내려와 낳았다.

해질 무렵

저녁 밥을 지을려고 밭에서 내려와 보리쌀 씻을 때

짚 세기 1켤레 짰을 때

사랑방 손님이 헤어질 때

옆집 고무 다라 공장 아주머니가 아침밥을 먹고 있을 때

첫 기차가 집 옆을 지나갈 때 소죽쑬 때

윗목에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사람은 보이고 멀리 있는 사람은 어슴 프레하게 보일락 말락 할 때

문창살이 훤하게 밝아올 때

일찍 일한사람은 나가고 늦게 일할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첫국밥을 먹고 있으니까 봉창살이 훤하게 밝더라.

저녁 밥 먹고 한참 있다가 통증을 느껴 아이를 낳고 보니 남편이 마실 갔다 들어오더라.

딸 넷까지는 태어난 시를 모두 기억하고 있으나, 마지막 다섯째는 시를 알지 못합니다. 다섯번째도 딸을 낳자 남편은 도망가버리고

저는 정신이 없어 쓰러졌으니까요. 그래서 다섯번째 아이가 항상 나를 원망한답니다.(어느 할머님의 이야기)

일하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

아이를 낳고 친정 어머니가 밖으로 나와보니 마지막 기차가 올라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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